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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독서교실의 아이들은 주재원의 자녀가 대다수이지만, 이 곳에서 태어났거나 오랫동안 외국에 살고 있는 아이들도 더러 있습니다.
그 아이들의 학령과 한국어 습득 수준, 학습 수준, 향후 목표에 따라 아이들의 수업 방향을 달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미취학
미취학 아이들은 한글을 배우기 위해 수업에 오는 경우가 다수입니다.
한국에 있었다면 이미 한글을 뗐거나 한창 배우고 있을 나이였을 터..
한국에 돌아갈 때는 초등 입학 시기입니다.
그래서 이 아이들은 한글 배우는 데 주력할 수 밖에 없습니다.
영어와 스페인어를 함께 사용하는 이 친구들은 낯선 한글을 많이 어려워합니다,
한글 공부에서는 결국 반복 학습을 통해 소리를 익히고, 글씨 쓰기 연습을 많이 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 아이들의 수업 목표는 일단 한글을 익숙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교재는 카피카피와 소리한글, 기적의 한글 학습을 사용하는 중입니다.
2. 초등 저학년
한글은 뗐지만 읽는 것이 익숙하지 않습니다.
이 아이들은 한국어를 모국어로 두지만, 외국에 오래 살았어서 사실상 외국어가 더 편한 아이들입니다.
능숙하게 책을 읽을 수 있게, 엄선한 그림책으로 한글에 대한 친숙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소리내어 읽기, 어휘 정리, 내용 요약해서 말하기, 간단한 글쓰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직은 어휘력이 많이 약하기 때문에 감정, 성격, 특징에 대한 어휘들을 게임처럼 정리해보기도 합니다.
특히 이 아이들에게는 소리내어 읽을 때 발음이 정확한지 코칭이 필요합니다.
책읽기 시작은 음가를 제대로 알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정확히 읽지 않으면 오독의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그 부분을 확실히 잡아주어야 합니다.
이 어린 친구들은 받아쓰기도 하고 있습니다.
사실 맞춤법은 문법 이해만으로는 부족하고. 일정 부분은 외워야 하기 때문입니다.
공부는 내가 모르는 것을 배우고, 외우며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 이 친구들에게 받아쓰기는 매우 효과적입니다.
3. 초등 고학년 / 중등
이 친구들은 한글 읽기가 능숙합니다.
한국에 돌아가서도 교과를 따라 잡을 수 있는 독서가 필요합니다.
한국 단편 문학, 고전 등을 읽어 독해력을 키우고,
사회, 과학, 예술 분야의 책을 넘나들며 배경지식 확장을 목표로 합니다.
마인드맵으로 생각을 정리하고, 뼈대를 만들어 글을 쓰는 훈련은 계속합니다.
낯선 지문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고, 문제 유형 파악을 위한 독해문제 풀기도 합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국어 개념 등 교과 영역의 공부가 한창 필요할 터인데 그것까지는 해 줄 수가 없네요.
국어 개념과 문법 공부는 각자의 몫에 맡길 수 밖에 없게 된 점이 매우 아쉽습니다.
한 아이는 12년 특례 대상입니다.
그렇지만 그 아이는 한국으로 대학을 가기 보다는, 미국 입시를 선택할 예정입니다.
한국 특례 입시는 공부만 잘 하면 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습니다.
(긍데 이게 진짜 어렵습니다. 해야 할 게 너무 많습니다.
SAT, TOFLE, AP 6개 이상은 기본이라네요. 12년 특례라면 한국어능력시험은 필수구요)
해외 대학 입시는 다른 양상입니다.
어차피 SAT와 TOFLE을 해야 하는 것은 맞는데, 그 이외의 여러 활동 기록이 꼭 있거나
내가 이 대학에서 무엇을 할 수 있고, 어떤 것을 공부할 것인지에 대한 에세이가 아주 중요합니다.
한국에서도 새 교육과정이 도입되면 이 부분의 역량이 더 강화되어야 할 것입니다.
입시에만 국한지어, 아이와 대화를 하며 내가 요구한 것은
여태 어떤 공부를 해 왔으며, 내 생각의 기틀은 어떻게 마련했는지 등을 꼭 기록하는 것이었습니다.
내 생각의 근거는 무엇이며, 어떻게 나타낼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계속 해야한다는 것입니다.
결국 결론은 독서입니다.
생각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방법입니다.
영어나 기타 외국어로 책을 읽을 수 있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겠지요.
하지만 자신의 모국어 이해가 탄탄해야 외국어 책도 더 잘 읽을 수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