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일지 46일차
가짜희망 : 다 잘 될거라고 말은 하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잘 안될거라는 의심과 불안을 가지고 있으면 희망의 힘이 발휘되지 않는다. 나는 진짜 희망과 가짜 희망 중 어느 쪽에 가까웠을까? 처음 암에 걸렸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이걸로는 죽지 않을 것 같았다. 내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특히 나는 이걸로 큰 일이 나지 않을거라고 확신했다. 나는 무섭긴 했다. 진짜로 2년반만 남은거면 어떻게 하지? 치료를 시작하기 전인데 미래의 두려움을 먼저 샀던 거 같다. '천정은'이라는 분이 간증하는 것을 보았다. 교회에 다니지 않았었는데 많은 사람들의 중보기도 후에 몸이 덜 아픈 것을 보고 하나님을 믿게 되었고, 여명 몇 개월의 삶을 몇 년으로 연장한 것을 보았다. 그러나 그녀가 죽을 때의 모습을 보았다. 너무나 건강하게 보였던 그녀가 죽을 때에는 살이 너무 빠진 그 모습이 충격적이었다. '나도 그녀처럼 되면 어떻게 하지?' 그 모습에 나는 두려움을 느꼈던 것 같다. 잊으려고 노력했다. '어차피 다 죽게 되는구나...' 슬펐다. 그런데 한편으로 그녀가 생명에게 주어진 생명은 훨씬 더 길었고, 그녀가 하나님의 곁으로 갈 때에는 겉모습과 달리 평온했다는 걸 떠올렸다. 나는 잘 살 것 같으면서도, 내 몸 속에 암세포가 없다는 걸 알면서도 전이가 되지는 않았을까 두려웠다. 나는 가짜희망에 가까웠던 게 아닐까? 나는 수술을 하게 되었고, 가장 우려했던 절단면에 남을 암이 실제로는 없게 되었고, 다른 장기로의 전이도 없었다. 남편과 나는 여전히 기적이라고 여긴다. 하나님과 주변에서 기도해주신 모든 분들게 펑생 감사를 해도 모자르다. 임파선의 전이 의심을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최후의 우려라고 생각한다. 향후 보조항암도 덤덤하게 받아들일거고, 계속 식단과 운동, 긍정적인 마음을 가질 것 이다. 한편 우리집에 닥친 위기를 나는 한국에 남아야 할 기회로 여긴다. 내년 봄에 아이들과 벚꽃놀이를 갈거고, 학원을 차려서 수업을 할 생각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