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미안해
9월 11일 금요일이었다. 조직검사할 때 생긴 기흉때문에 3일을 내내 누워 지냈다. 031-219-47** 갑자기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느낌이 수원인 것 같아서 전화를 얼른 받는다. "아주대 병원이에요. 생각보다 검사 결과가 빨리 나올 것 같아요. 그래서 다음 주 중에 오셔도 되는데 언제 괜찮으세요?" "저는 다음주에 다 괜찮아요." "그러면 월요일 오후에 오세요. 너무 걱정하시는 것 같아서 결과 빨리 알려드려야 할 것 같아요." 보통 '걱정하시는 것 같아서'라고 말하는데 나쁜 결과를 알려주려고 전화하지는 않지 않을까? 간호사님 목소리가 걱정스러운 투가 아니었다고 기억을 더듬으며 약간의 희망을 가져본다. 토요일 오늘은 기흉 걱정을 뒤로 하고 나들이에 나서본다. 사실 좀 겁이 나기도 했지만 아직까지는 아프지 않았으니.. 이상하게도 나는 바로 아랫 동생이 함께 있으면 마음이 안정된다. 다른 걱정을 조금 잊게 되는 것 같다. 오늘도 그런 기분을 느끼고 싶었다. 일부러 하루 같이 보내고 싶다고 찾아와 준 동생이 고맙기도 하고, 일주일을 집에만 있었더니 바람을 쐬고 싶기도 했다. 밤, 남편에게 전화가 왔다. 요새 통 바빠서 연락이 뜸했었다. 목소리에 힘이 없다. "괜찮겠지?"라고 묻는데 "그랬으면 좋겠다" 라고 답할 수 밖에.. 남편은 요새 회사 제품에 불량이 많았어서 오스틴도 다녀와야 했다. 남편이 품질관리부서의 팀장이다 보니 책임이 막중할텐데 오늘은 그 무게가 더 무거워보였다. 일에 집중해야 했는데 나때문에 애들 돌보느라 제 할 일을 못하게 한 것 같아 슬프다. 잠 잘 시간을 줄여서 딸 픽업다니고 아이들 저녁도 챙겨줘야 하니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얼마나 힘들까? 눈물이 났다. 이번 일을 겪으면서 언젠가 이즈음의 일을 웃으면서 해프닝처럼 얘기할 수 있기를, 지금 이 힘든 시기가 곧 지나갈 것이라고 믿으며 더 이상 나쁜 일이 생기지 않기만을 간절히 바라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