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결과가 상당히 안 좋아요.

 혼자 한국행비행기에 올랐다. "애들 걱정하지 말고, 잘 검사받고 와"    도착하고 다음날인 8월 26일 PET-CT와 CT를 찍었다. 그리고 또 기다림의 시간이다. 의사를 만나기까지 일주일의 시간이 길게 느껴진다.  계속 별일이 없기를 기도했다.  와중에 친구와의 통화중에 폐에 문제가 혹시 코로나 후유증이지 않을까? 이야기하다가 과거 검강검진 기록을 찾아보았다. 2023년에 폐에 질환이 있으니 CT를 찍어보라는 권고가 있었다. 혹시? 하고 21년, 19년 기록까지 있길래 찾아보니 어라? 그때도 비슷한 이야기가 써 있다. 적잖이 놀랐다.  나는 그동안 왜 CT를 찍어 볼 생각을 안했지? 그런데 왜 아프지도 않았지?  일부러 하러 시간을 내어 평택에 가서 건강검진 했던 병원들을 찾아가 과거 찍었던 폐엑스레이 사진들을 찾아왔다.  9월 2일 의사를 만나는 날,  나는 과거 폐엑스레이 사진들을 병원에 등록했고, 드디어 의사를 만났다. "어떻게 일찍 오셨네요. 그런데 검사결과가 상당히 안 좋아요?" "네? 어떻게 안 좋아요?" "일단 CT가 한달 전이랑 변화가 없어요. 그러면 염증은 아니라는 거에요. PET-CT에서 폐에 이렇게 검게 보여요. 아마 80% 악성일 가능성이 있어요. 문제는 만약 진짜로 악성이면 폐 전체를 절제해야 해요. 병변이 아래로 길게 있어서요." "아..." "이게 너무 이상해서 아침에 다른 쌤들께도 여쭤봤어요. 이 정도 크기면 전조증상이 있어야 하는데 없다했고.. 3~4년전에도 이런 게 없었다 했으니.. 많은 상의를 해 봤지만 다른 쌤들도 결론은 악성일 가능성을 말씀하셨어요." "아, 선생님, 제가 친구랑 얘기하다가 과거 건강검진 기록을 찾아봤어요. 7년전에도 우측에 결절 비슷한 기록이 있었더라구요. 영상 올렸는데 한번 살펴봐주시겠어요?" 선생님은 한참 살펴보셨다. "아, 너무 잘 가지고 오셨다. 비슷한 위치에 ...

언니, 언제 올 수 있어?

 8월 13일  "여보세요? 언니" "응" "나 병원에 와서 의사 만났는데, 피검사 한 것도 괜찮고, 뭐 보이는 건 없는 거 같은데... CT 찍을 때 조영제의 모양이 변한대.  그래서 조직검사를 해 보는 게 좋을 것 같은데  언니가 가지고 있는 폐의 병변이 너무 안쪽이라서 좀 어려운 것 같다고 하네.. 일단 PET-CT를 먼저 찍어보자고 하는데, 언제 나올 수 있어?"  새벽 2시, 날벼락 같은 소리였다. 미국으로 돌아온 뒤, 이상하게도 시차적응이 되지 않아서 힘들어하고 있었는데, 오늘도 밤 새겠구나..  추수감사절 방학이 있는 11월23일에 PET-CT 예약을 잡았다. 비행기표도 예약했다.  만약 내가 어떤 질병이 있더라도, 혹여 수술을 하더라도 3주만 버티면 아이들은 또 겨울방학을 할 터이니 아이들때문에 부담은 덜지 않을까? 그리고 의사도 그정도 시간이면 괜찮을 것 같다고 말하긴 했다.  나는 의연하고 싶었다. 큰 일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다.  마침 그날 딸의 친구 엄마인 메이를 만나기로 했었다. 그녀는 의사쌤이었다. 우리는 각자의 딸들을 데리고 10월 스페인 여행을 가기로 했었다.  메이는 혹시 진단서들을 뗄 수 있으면 보여주라고 했다.  찾아보니 아주대병원에서는 온라인으로 병원 진료 기록과 검사기록지들을 신청할 수 있었다. 다만 CT 영상 등은 직접 받아야 했다. 나는 받은 기록들을 살펴보았다.  그런데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절대로 보고 싶지 않았던 추정진단명이 있었다.  More likely malignant tumor in Rt, lung, R/O mucinous invasive adenocarcioma. R/O MALToma. 오른쪽 폐에 악성 종양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점액성 침윤성 선암을 배제할 수 없다(의심된다) 말트 림프종(MALToma)을 배제할 수 없다(의심된다) 기록을 확인한 메이는 "언니 저라면 얼른...

일단 일반적인 암 모양은 아닌 것 같아요. 그런데....

 "어.. 일단 일반적인 암 모양은 아닌 것 같아요. 그런데 예전에 폐렴에 걸렸거나 아팠던 적이 있나요? " "아니요. " "그러면 검사같은 것도 해 본적은요?" "3~4년 전에 건강검진 했었는데, 아무것도 안 나온 거 같은데..." 이런 상황에 많이 놀라서 아무 기억이 나지 않았던 것 같다. "혹시 최근에 살이 많이 빠지거나, 숨이 차거나 각혈을 하거나 한 적은요?" "없었어요~" "일반적인 암 모양은 아닌데 지금 병변의 크기가 작지 않아요. 검사를 좀 더 해 보죠." "선생님, 저 다음주에 미국에 돌아가야 하는데요. 나중에 겨울에 다시 와서 검사해도 될까요?" "음~ 나이가 많으시면 모르겠는데, 지금 너무 젊으시잖아요. 그때 이 병변이 더 커질지 작아질지는 아무도 몰라요."  "네.. 그렇긴 하죠" "저희 병원에서 CT를 다시 한번 찍으시죠. 굉장히 정밀하게 찍는 CT가 있어요. 그리고 기관지 내시경도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나는 영상의학과 CT를 다음날로 예약하고, 기관지 내시경도 다음주 월요일 아침으로 예약했다.  미국으로 출국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없다는 것을 크게 어필했다.  문제는 이 모든 검사를 하고 그 결과는 또 그 다음주에 나온다는 것 심지어 기관지 내시경에서 채취한 세포검사 결과 날짜를 장담해 줄 수 없다는 것이다. 7월 30일 CT, 8월 3일 기관지 내시경, 8월 4일 출국  8월 10일 검사 결과 확인 - 그런데 배양이 늦어질 경우 8월 13~14일에 확인할 수도 있음.. 갖가지 검사를 예약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오만가지 생각이 스친다.  아이들끼리 미국행 비행기를 태워보내려고 했는데 유나이티드 항공 규정상 만 18세 이상의 동승자가 있어야 한다. 아쉽게도 큰 아이는 생일이 늦어 아직 만 17세다.  그러면 아이들과 나의 티켓을 모...

병원에 한 번 오셔야 할 것 같은데요

한국에서의 휴가를 마치면 1년 뒤에 만날 수 있는 친구들과 당진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마지막으로 친구 연주와 점심을 먹고 안산의 집으로 올라가는 차 안이었다. 갑자기 걸려 온 전화 한 통..  031-362-4***  느낌이 쎄하다. "여보세요?" "네, 파인메*에요. 어제 CT 찍으셨잖아요? 병원에 한 번 오셔야 할 것 같은데요. 폐에 하얗게 찌그러진 부분이 있는데, 무엇인지 확인이 어려워요. 최근에 생긴 거 같지 않고, 크기도 작지 않아요. 상급병원에 가 보셔야 할 것 같은데요.." 오늘은 수요일인데, 나는 그 다음주 화요일에 미국으로 출국 예정이었다. 남편은 내일 출국해야 해서 안산으로 올라가서도 할 일이 많았다. 아이들 농구 교실에도 가야하고, 남편한테 실어보낼 몇몇 물건들도 더 살 예정이었다.   "그럼 내일 아침에 병원에 갈게요." 그런데 지금은 점심시간이다보니 2시쯤이면 안산에 도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병원에 가서 이야기를 들어보는 게 무엇보다 먼저일 것 같았다. 다시 만난 의사는 폐 사진을 보여주었다. 생각보다 크게 폐에 하얀 부분이 보였다. "여기 이렇게 하얀 부분이 있어요. 보통 폐가 찌그러져 이렇게 보이는데 염증 흔적일 수도 있고, 악성 종양일 수도 있어요. 예전에 폐렴같은 병이 없다고 했는데, 최근에 생긴 흔적이 아니에요.  여기서는 더 이상 확인이 어려우니 큰 병원가서 정밀하게 검사해보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아주대나 고대 병원 중에 가시면 될텐데.. 고대는 아마 사람이 너무 많아 빠른 진료는 어려울 것 같아요 " "제가 곧 미국에 가야하는데요. 가장 빨리 진료를 볼 수 있는 곳이 아주대일까요?" 의사는 아주대 폐센터에 바로 연락하는 듯했다.  나의 사정을 말씀하시고, 가장 빠른 날짜를 잡아주었다.  다음 날인 목요일에 의사와의 시간을 잡아주었다. 

폐에 문제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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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2년에 한번 건강검진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만 19세가 지나면 일반검진을 실시하고, 40세가 되면 암건진도 할 수 있다.  다만 짝수년에는 주민등록번호 끝자리가 짝수인 사람이 검진을 받을 수 있다. 국가 건강검진 안내  https://www.nhis.or.kr/nhis/healthin/wbhaca04500m01.do 올해는 남편이 건강검진을 받는 해이어서 한국으로 휴가받을 날짜에 맞춰 미리 건강검진 예약을 했다. 나는 2023년에 멕시코에 나가기 전에 건강검진을 했었다.  작년에 잠깐 한국에 있을 때 게으르게 있다가 건강검진 기한을 놓쳤다.  올해는 건강검진에 해당하는 해가 아니기에 안하고 넘어가려고 했다. 그런데 해당년도에 건강검진을 받지 못했다면 이듬해에도 의료보험 공단 지사를 방문하거나 고객센터를 통해 신청하면 검진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남편이 건강검진을 받는 날, 나도 함께 검진을 받게 된다.  7월 28일 화요일 남편과 함께 안산 모병원에 갔다. 순조롭게 검사를 하던 중, 위 내시경을 위해 수면마취실에 갔을 때 의사가 내 엑스레이 사진을 유심히 보고 있었다. "혹시 예전에 폐렴을 앓은 적이 있어요?" "제 기억에는 없는데요." 의사는 심각하게 표정으로  "CT를 좀 찍어봐야 할 것 같아요. 내시경 끝나고 CT도 좀 찍고 가시죠?" 나는 처음으로 조영제를 투여하는 CT를 찍었다.  뭔가 맘이 찜찜했지만, 일단 친구들을 만나러 당진으로 가야했다.  가래가 많은 기침이 있기는 했지만 열이 나거나 흉통이 있는 등의 특이점이 없었기 때문에  일단 즐기기로 했다. 

미국에서 줌 논술 수업 - 글을 쓴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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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아이들과 수업하려고 새벽 4시 반에 일어났다. summer time이 끝나서 시차가 조금 바뀌었기 때문이다. 일요일 새벽 4시반에 일어난다는 건 뭔가 덤으로 주어진 무엇인가를 빼앗기는 느낌이기는 하지만 아이들과의 1시간 반 수업은 늘 재미있다. ​ 이번 책은 '앤드루 클레먼츠'의 <말 안하기 게임>이다. 영어책은 <No tTalking>이다. 말 안하기 게임 앤드루 클레먼츠 2010 비룡소 간디의 이야기를 감명깊게 본 '데이브'는 간디가 일주일에 한번은 말을 안한다는 것을 알고, 학교에서 말 안하기를 해 보기로 한다. 점심시간에 린지가 친구들과 시끄럽게 대화하는 걸 보고 그녀에게 '말 안하기 게임'을 제안한다. 5학년 아이들은 남자팀과 여자팀으로 나누어 게임을 시작한다. 게임 규칙은 48시간동안 학교나, 집, 스쿨버스에서도 말하지 않아야 하며, 만약 학교에서 선생님이 질문을 한다면 세 마디로만 말할 수 있다. 과연 승자는?? ​ 아이들이 만들어 온 발문에 답 해보기도 하고, 세 마디로만 말하기를 하며 워밍업을 해 본다. ​ 우리 수업에서는 책을 제대로 이해했는지가 가장 중요하다. 문학을 읽을 때에는작품을 온전히 감상할 수 있고, 책이 가진 함의를 해석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주관적 이해가 필요하기도 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글을 꼼꼼히 읽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문학을 독해할 때에는 작가에 대한 이해, 주제, 구성 문체 등을 잘 분석해야 하는데 그 중에서도 구성에서 인물, 사건, 배경을 스스로 정리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 수업에서는 질문을 통해 하기도 하지만, 마인드맵을 통해 책 한 권을 통째로 그려본다. 혼자 하면 더 어려운데, 4명이서 같이 하면 한결 수월하다. 나는 물꼬를 터 주는 질문을 해 주고, 아이들이 스스로 이야기할 수 있게 한다. ​ 오늘은 특히 글쓰기에 대해 이야기 해 본다. 아직 글쓰기의 기초가 부족한 아이들에게 자기 글을 어떻게 구...

아이를 키운다는 것

속이 뒤집어지는 일이다. 나와 성격이 다른 아이를 키우는 것 내 기대와 달리 행동하는 아이를 키울 때에는 몸에서 사리가 나올 것 같다. 큰 아들은 똑똑했다. 시험을 볼 때마다 어려움없이 통과를 하거나 점수가 좋았고, 만나는 선생님마다 똑똑하다고 칭찬이 자자했다.  그런 아이를, 별로 이사하고 싶지 않았던 아이를 이렇게 멀리 오게 했다.  그 아이에게 다른 세상을 보여주고 싶었고, 한국에서 경쟁하는 걸, 어쩌면 한국에서 실패하는 것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던 내 욕심에 데리고 왔다. 결과적으로 아이는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는다. 11학년인 아이를 지지해주고 싶은데, 이 아이가 하는 짓을 보면 화가 나기만 한다. 외국에서 공부하는 게 얼마나 힘이 들겠냐마는.. 성적관리를 하지도 않고, 열심히 공부하지도 않고 무엇보다 자기 삶에 어떤 미래가 있을지 상상하지 않는 아이에게 너무 화가 난다. 그냥 밉고 얼굴만 봐도 짜증이 난다. 내가 엄마로서 너무 부족하다.  이 아이에게 정말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모르거나, 핸드폰을 뺏어 깨 버릴 수 있을만큼 단호하지도 못하다.  방법은 남과 비교하지 않으면 되는데 그게 잘 안 된다.  아우... 이 글을 쓰는 지금도 미치게 화가 나고 진정이 안 된다.  선생님이 일부러 찾아와 도와준다고 했는데 나한테 그런 것에 대해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성적이 이렇게 나왔다고 한마디도 하지 않았으며  주말 내내 핸드폰만 쳐 하다가 숙제며 공부며 할 게 없다고 했다. 아이한테 배신감이 든다.  내 맘대로 움직여주지 않는 저 아이를 도대체 어떻게 해야할 지 정말 모르겠다.